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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대한약학회장 후보 "여러 학회 회장 경험, 실질 운영 강점"

슬로건 '미래로의 변혁, 약학의 위대한 도약'
집단연구비 지원사업 대학 수 비례 선정 위한 정부 부처 설득
보건의료 체계 내 전문 약사 인력 양성 당위성 강조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비 확보 방안 제시

조해진 기자 ([email protected])2024-09-20 06:00

대한약학회는 오는 2026년 창립 80주년을 맞이한다. 80주년을 기념하게 되는 제54대 대한약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오는 23일 오전 9시부터 30일 오후 12시까지 약 8일간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과 확인은 30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 

이번 제54대 대한약학회장 후보로는 기호 1번 김형식 교수 (성균관대 약대), 기호 2번 이병훈 교수 (서울대 약대)가 입후보해 각각 공약을 담은 선거 공보물을 공개하고, 지난 6일 후보자 토론회를 통해 약학회의 발전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답했다. 

메디파나뉴스는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각 후보가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과 대한약학회의 방향성에 대한 공통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변을 들어봤다. 후보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Q&A 형식으로 구성했다. 

한편, 대한약학회 선거인단은 선거 당해 연도 8월 말까지 최근 3년간 회비를 납부한 정회원 및 평생회원에 해당한다.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제54대 대한약학회장 후보로 나선 기호 2번 이병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후 동 대학원 석사, 독일 하이델베르그 대학원에서 박사를 취득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거쳐 한림대학교, 원광대학교, 독일 암 리서치 센터, 서울대학교 등에서 약학교수 경력을 쌓아왔다. 

또한, 한국독성학회 회장,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대한약학회 현 집행부에서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 후보는 회장 선거 공약에서 '미래로의 변혁, 약학의 위대한 도약'을 슬로건으로 삼아 ▲APR을 다시 회원의 품으로 ▲학술대회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산학연구 활성화를 통한 연구비 확보 ▲예산의 혜택을 회원에게 ▲약학계의 목소리를 과학기술 정책으로 ▲재정 확충 및 건전성 개선 ▲다학제 인적 네트워크 활성화 ▲약학회를 아시아 약학의 중심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 ▲미래 약사직능 발전 지원 등 10대 핵심 추진 사업을 내세웠다. 

아울러 독성학회와 식품위생안전성학회에서 회장을 역임한 경험을 자신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으며, 대표 학술지인 APR이 특정 분야에 많이 치우쳐 있는 상황을 본래의 취지에 맞게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논문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약학회 회원 전체를 위한 학술지가 될 수 있도록 제도와 운영을 정비하고, 정부 부처를 설득해 국가 연구비 약학 분야 지원 비율 향상, 정부에 각 분야 전문 약사 인력 필요성 인식,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비 확보 방안 등을 이뤄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회장 후보 공통질문에 대한 이병훈 후보의 일문일답이다.

Q. 현재 약학회 운영의 아쉬운 부분과 개선 방향은.

A. 회원으로 학회에 참가하거나 임원이나 학회의 장으로서 학회를 운영하는 등의 경험에 비춰 보면 학회에서 가장 중요한 세 요소는 사무국, 예산, 학술지라고 생각한다. 대한약학회는 오랜 역사를 거쳐오면서 회원과 운영진 그리고 회장단이 협심을 통해 이 세 요소를 고르게 잘 갖춘 학회로 성장했다. 다만, 우리의 대표 학술지인 Archives of Pharmacal Research(APR)에 대해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 안정적인 발행이나 인용지수의 상승 등 외형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뤄 왔으나, 그 이면에는 개선할 점이 많아 보인다.

회원들이 APR에 대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학술지가 다루는 학문의 영역이 본래와는 다르게 특정 분야에 많이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운영된 점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논문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위한 학술지가 아닌, 약학회 회원 전체를 위한 학술지가 될 수 있도록 제도와 운영을 정비하겠다. 

Q. 가장 강조하고 싶은 공약은 무엇인가.
 
A.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공약은 약학회가 연구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퇴행적 연구 정책으로 회원들의 연구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현재의 연구비 환경은 체감상 사상 최악이다. 저는 회원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첫째, 국가 연구비의 경우, 정부 부처를 설득해 BK21, MRC, BRL 등의 집단연구비 지원사업이 대학의 수에 비례해 선정되게 함으로써 약학 분야의 지원 비율을 높이겠다. 이외에도 연구비 지원 부처와의 공동 기획을 통해 약학 관련 국책과제를 대폭 늘리겠다.

둘째, 보건의료 체계 중 의약품 정책, 규제과학 등에서 전문 약사 인력 양성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식약처 등의 정부 부처와 협의해 전문 약사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겠다. 이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사업 등을 위한 예산을 배정받도록 하겠다.

셋째, 당장 연구비 지원이 시급한 연구실이 국가 연구비 증액만을 기다리기에는 현재 상황이 너무도 어렵다. 저는 국가 지원 연구비 이외에, 산학협력을 통한 연구비 확보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산학협력 연구의 기회를 창출, 확대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연구와 연구비 확보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겠다.

Q. 상대 후보 공약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를 보완할 방법이 있다면?

A. 김형식 후보는 첫째 '세대·지역·전공 간의 균형발전', 둘째 '최신 동향과 미래 요구에 부응', 셋째 '지속 가능한 정책을 통한 미래로의 도약'이라는 공약을 말씀했다. 

모두 우리 약학회가 추구해야 할 목표이자 비전이고, 학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아쉬운 점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함께 제시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Q. 상대 후보보다 회장으로 회무를 진행하는데 확실한 강점은 무엇인가?

A. 대한약학회는 4000여 명의 정회원을 포함해 1만 명에 육박하는 회원과 15억원이 넘는 예산을 갖고 있는 초대형 학술단체다. 내부적으로는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을 결집해 신약개발을 통한 제약산업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 외부적으로는 대한약사회, 대한약국학회 등의 직능, 학술단체들과 협력해 미래 약사직능을 개발하고 비전을 만들어가야 한다. 아울러 한국약학교육협의회, 한국약학교육평가원 등의 약학교육 관련 단체들과도 협력해 약학 교육과 연구의 조화로운 발전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저는 대한약학회에서의 다양한 실무경력뿐 아니라, 한국독성학회(‘18-’19)와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22-’23)의 회장으로 학회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다. 이들 학회는 회원들의 연구가 사회의 안전성 확보나 국가의 정책 수립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에서 약학회와 유사한 면이 많다. 학회의 사회적 책임과 그 역할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체득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대한약학회를 운영하는 데에 있어 다른 무엇보다도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Q. 한국 약학, 그리고 대한약학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A. 제가 유구한 역사의 대한약학회와 우리 약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짧은 글로 제시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앞선 시대의 선구자들, 선배님들이 큰 흐름을 만들어 왔다. 우리의 역할은 현시대가 요구하는 바에 맞춰 이를 유연하게 조정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학과 제약산업의 관점에서 현재 우리가 가장 유념해야 할 키워드는 '융합'과 '개별화'이다. 약학의 기술은 통합되고 분야는 융합하고 있다. 우리의 환경은 이런 융복합 기술을 이용해 정교하게 개별화된 맞춤 신약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패러다임과는 다른 접근방식과 방향성을 요구하고 있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산업과 연구자의 관심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결국 체감할 수 있는 위대한 도약을 이뤄 낼 것이다.

약사의 직능 관련 중요한 키워드는 '역할의 확장'이다. 이미 세분된 전문직의 역할이 확장되려면 무엇보다 약사가 맡아야 할 전문 분야를 재설정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함으로써 미래 약사의 직능과 역할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는 약사의 미래 비전 설정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에 약사들이 선제적으로 지혜롭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약학회와 약사회가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Q. 당선된다면 취임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A. 취임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한 가지만 꼽으라면 기술과 수요를 매칭시켜 산학 연구를 진흥하고, 이를 통해 연구자들의 연구비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인 '맞춤형 기술매칭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보유한 연구자를 찾는다. 연구자는 자신의 기술을 의미 있게 활용하고자 하지만 그럴 기회를 만들기가 쉽지만은 않다. 약학회가 이러한 기술의 수요와 공급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겠다. 

제가 제안하는 '맞춤형 기술매칭 시스템'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제안해 공개하면, 연구자가 해결할 수 있는 기술에 지원하고, 학회가 기업의 수요와 연구자의 전문성을 고려해 양자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매칭을 통해 기업과 연구자가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함께 국가연구과제에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매칭 시스템은 인적, 기술적 연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산학연구를 적극적으로 증진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러한 제도를 통해 산업계의 학회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이는 학회의 외연 확장이나 재정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한약학회는 오랜 역사를 통해 학회 운영 및 재정 확보 등 많은 부분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체계를 갖춰왔다. 여기에 회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정책을 추진해 '회원을 위한, 회원에 의한 학회'라는 원칙을 지켜나가겠다. 약학회가 단순히 경쟁력 있는 우수한 학회에만 머무르지 않고, 품격과 지성을 지닌 학회, 모든 회원이 자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는 학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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