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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의대정원 증원 경고 들어야…챌린저호 폭발사고 떠올라

김원정 기자 ([email protected])2024-09-19 05:50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의대정원 증원 여파에 정부를 제외한 의료계, 정치권, 시민단체 등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정부에서는 입시 혼란을 방패로 내세우며 2025년이 아닌 2026년부터 증원에 대한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정부 입장에 반박하며 안철수 의원(국민의힘)은 12일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년에 의대 정원이 3000명에서 1500명이 더 늘면, 의대 교수도 최소 50%를 새로 뽑아야 한다. 3000명 유급생까지 계산하여 7500명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두 배 이상의 신임 교수가 필요하다. 강의실과 기자재도 늘리고, 실습을 위해 병원 병상도 늘려야 한다. 그런 후 2026년부터 원점 논의하자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만약 의대 정원을 줄이는 결론이 난다면, 다시 교수들을 해고하고 기자재를 팔고 병상을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특히 의대생과 전공의 선생님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의료 파국을 넘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말 것인데, 2025년 정원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으면 돌아올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내년도 의대정원 증원으로 빚어질 사태에 대해 경고했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집이 의료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광호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확증편향 정부의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여당의 어떤 이는 '외고집'이라 하고, 또 누구는 '달나라'라고 타박한다. 핵심은 아무리 옳은 소리를 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여권 내부는 "의료는 그냥 두면 큰일 나는데, (이젠) 말하고 싶지도 않다는 '자포자기' 상태"라고 지적했다.

2025년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의료파국과 의대교육 질 하락 등에 대해 경고하고 있지만 결정권자는 듣지 않고 있다. 억측일지 모르지만 이러한 모습이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챌린저호 폭발 사건 발생 전날, 왕복선에 탑재된 고무패킹 오링(O-ring)이 겨울 날씨로 인해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어 중단해야 한다고 오링 기술자 밥 이블링과 동료 4명은 주장했다. 하지만 관리자들은 이 같은 경고를 무시한 채 왕복선을 쏘아올렸다. 이어 73초 만에 왕복선은 폭발하고 만다. 이 폭발로 탑승자들은 모두 사망한다.

챌린저호 사건 발생 전 경고했던 기술자들처럼 대한민국 의료계도 의대정원 증원이 불러올 사태를 경고하고 있다. 막을 수 있는 시간이 계속 가는 중이다. 이제는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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